[번역]/옮기는 중

[번역] 로제 질베르-르콩트, "공허 그리고 바람"(『삶 사랑 죽음 공허 그리고 바람』)

eternephemere 2025. 11. 9. 14:44

로제 질베르-르콩트

(Roger Gilbert-Lecomte)

 

"공허 그리고 바람"

(『삶 사랑 죽음 공허 그리고 바람』中)

("Le Vide et le Vent", La Vie l 'Amour la Mort le Vide et le Vent)

 

La Vie l'Amour la Mort le Vide et le Vent, 1933
La Vie l'Amour la Mort le Vide et le Vent, 2015


유리 공허

 

궁전의 벽은

바람

 

궁전의 탑은

대낮의 불꽃

 

궁전은 오팔

천정의 중심에

 

창백한 대기로 빚은 새

잽싸게 날아가며

 

하얀 비행운 남기는 

검은 공간 속

 

붓질되는 비행의 표식

그 의미는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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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VIDE DE VERRE

 

Un palais aux murs

De vent

 

Un palais dont les tours

Sont de flamme au grand jour

 

Un palais d'opale

Au cœur du zénith

 

L'oiseau fait d'air pâle

Y vole vite

 

Laisse une traînée blanche

Dans l'espace noir

 

Son vol dessine un signe

Qui signifie absence

 


두렵지 않다 바람이여

 

너 말이다 아가리 없이 고함지르고

이빨 없이 물어뜯고

눈길 없이 홀려대는

텅 빈 얼굴

너 말이다 빛과 그림자의 팬터마임을 일으키고

낫 없이 베어대며

잡아 뽑고 때리고 또 두들기건만

팔 없이 손 없이 채찍 없이 도리깨 없이

그 자체로 도리깨인 바람이요 동방*의 동풍인

너 말이다 숲 한가운데 벼락을 지르고

모래 거인을 풀어 사막을 어지럽히며

온갖 파도 태풍 돌풍의 아버지답게

바다의 면상을 미친 듯이 찌그러뜨리다 기어이

회오리 물기둥을 일으켜

짭쪼름한 바닷물과 달콤한 하늘을 교미시키다

날개 돋친 전차 되어 허연 귀(鬼)부인* 눈보라의 여왕을 태우고 다니는

너 말이다 모래언덕과

낙타의 등을 더더욱 꼽추로 우그러뜨리는

너 말이다 사자 갈기를 헝클어뜨리고

늑대들은 벌벌 몸을 떨고

갈대 대나무

시스트럼* 하프 줄줄이 합창시키는

너 말이다 시민들의 정수리마다 꽃병을 떨궈 분별력이 탑재된 대가리를 쪼개 갈라놓고는

눈사태 벌이며 골짜기 한가득 메워 버리는

너 말이다 공중에서 발 없이 태어나

하늘의 서슬 퍼런 꼭짓점들을 향해 스스로 목 베러 날아가는

새의 쫙 펼쳐진 잠의 날개를 부드럽게 흔들어 주는

너 말이다 치마라면 들추고

깎아지른 벽이라면 그것이

해안 절벽이든 사람 옆구리든 요절내고 보는

너 말이다 끔찍이도 닭살을 돋우며

오색찬란 옷발 깃발 덧창

떠돌이 나그네의 덧옷 주름과 나무

유령 성냥 광대무변 속 길 잃은 것들 모두 일렁이게 만드는

너 말이다 물결 머릿결 죄다 너울거리게

눈길 불길 모두 깜빡거리게

기치(旗幟) 펄럭거리게 만드는

위대한 불량배 거대한 게루빔*

회오리 광대

구름 조각가

변신의 왕인

너 말이다 너 없이는 뻣뻣이

미동도 않을 것들 필사적으로 살게 만드는

귀신과 전율의 큰 아버지인

너 말이다 커튼마다 신비한 몸짓 실어 넣는

귀신 들린 성 안에서

복도 굴뚝 뒷간 할 것 없이 여기저기

고함을 질러대는

너 말이다 무료한 운우(雲雨)와 청명(晴明)을

좌지우지 유배시키는

꼬마 새들 놀래키며 재미 보겠다고

흔들어 재끼는 허수아비

실 없는 풀치넬라*

실은 그 넝마 걸친 흉내쟁이 속에

난폭히 죄짓고 죽은 망자들의

덜덜 떠는 영혼까지 불어넣는 건 아닐까 싶은

너 말이다 유모의 젖을 회까닥 썩히고 시곗바늘 회오리바람 풍차 빙빙 돌리는

너 말이다 애들한테는 겁을 주고 부모한테는 골탕을 먹이며

해적선과 범선

피루엣*과 나뭇잎

언뜻 풍향계처럼 돈다 싶으면 죄다 빙빙 즐겁게 해주는

너 말이다 사시나무를 와들와들

딱한 노인네들 비틀비틀 흔드는

매정하고 흉측하고 휘청휘청 악독한

무역풍 북서풍* 북풍* 불길한 열풍 동남풍*인

너 말이다 일엽편주를 오믈렛처럼

비행기를 장미꽃잎처럼 뒤집어버리는

너 말이다 땅에 발 묶이지 않았거나 이제 발 묶이지 않게 된 기구(氣球)*들로

하늘에서 공놀이 주고받는

너 말이다 뻣뻣한 연통(煙筒)을 비틀어버리는

난로살인마 모자도둑

아파치* 그리고 후추를 투척하여 눈에 명중시키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살갗을 꺼뭇꺼뭇 배려놓는 쥐새끼 같은 낯짝

너 말이다 형상을 잡아 늘이고

시야를 왜곡시키며

세상의 벽이란 벽마다 금과 틈을 내고 부들부들 레이스 무늬를 수놓는

너 말이다 갓난애처럼 소리를 머금은

너 말이다 달을 질주케 하나 무지개는 차마 살랑이지 못하는

멀리서 불어오는 갯바람인

너 말이다 공평한 숨결과 흥얼흥얼 수런거림으로

매일

너를 찬양하는 바닷사람들을 자장자장 어르고 재워주는

너 말이다 자정이면 사람들에게

불면의 함(函)을 악몽의 땀을 불안의 산사태를 엎질러 짜부러뜨리고자

그리도 울어대고 신음하는 너

끔찍한 고독 속에 불어대는 어두운 밤바람이건만 걸친 옷도 살도 없는

너 말이다 눈물을 말려주는

너 말이다 빨래도 말려주는

종이쪼가리 관리인 겁 많은 항해사 곤충 대상(隊商)몰이꾼* 선주(船主) 우산의 뼈대 여자화장실의 장식물 몇몇 커다란 짐승 그리고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너 말이다 난파선의 약탈자와 폭풍우를 부르는 바다제비* 정취 있는 머리칼 물방울 그리고 춤추는 먼지들 사랑의 꽃잎 수확기의 설렘 사슴벌레 유랑민 볼로방*과

어울릴 게 못 되는 인간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네가 나는 두렵지 않다

네게 고하노라 바람이여 안녕

네게 고하노라 안녕 바람이여

나의 인사를 물어다가

동방의 나라로 떠나거라

그리고서

성질 돋구는 매서운 바람이여

아주 가버려라

부드럽고 못돼 먹은 그 커다란 양팔 흔들면서

보이지는 않으나 거대한 발을 지닌 네 기다란 다리로 성큼성큼 뛰거라

작별이다 바람이여

깜빡했다만 나는 천정에 바람장미* 여관에 약속이 있으니

원망 말기를

 

 

하나

혹여

금지된 내 이마 뼈에 대고

우레 같은 목소리로 네 분노를

뇌우 같은 몸짓으로 네 부아를

복수심 서린 네 폭풍우를 터뜨릴 심산이라면

그때는 오 아버지여 바람이여

대양의 깊은 물보다 더 오래된

네 신성한 피가 마를 때까지

살아 있는 신들의 선조이자

그들의 시체마저 파묘하는 네 숨결이 마를 때까지

움푹 파인 네 두 눈 깊은 곳에 밤을 탄생시켰던

태곳적 시선의 부재마저도

아주 사라져 없어질 때까지

침묵일 때까지 공백일 때까지

정신없이 썩여주마* 바람이여 노예여

 

정신없이 썩여주마 바람이여

 

-

*동방 : 원문에서는 'le Levant'으로, 그 자체로 해가 떠오른다(levant)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를 기준으로 동쪽, 즉 지중해 동부 및 근동 지방을 가리키는 것으로서의 동방을 칭한다. 더불어 동방-오리엔트 취향은 샤토브리앙과 라마르틴, 이후 네르발 등 이미 19세기부터 유행해 왔던 것이나, 다만 르콩트의 동방을 향한 경도는 근동을 넘어 인도와 동아시아 등까지 포괄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동방이란 르콩트에게 있어서 무너져 가는 서양과는 대립항에 있는 일종의 탈출구이자 변증법적 발전의 계기이며, 탄생 이전의 세계를 잃지 않은 신비의 영역이다.

*귀(鬼)부인 : 원문에서는 'la dame blanche'로, '하얀 옷의 숙녀'를 뜻하나, 프랑스 및 유럽의 민속적 맥락에서는 '흰 옷을 입은 여자 유령'의 의미로 파악되는 경우가 있다.

*시스트럼 : 종교의식에 쓰이던 고대 이집트의 타악기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악기로 알려져 있다. 르콩트의 동방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단어이며, 고대 이집트에 대한 그의 관심은 같은 시집 속 「사랑의 축성식과 대살육Sacre et Massacre de l'Amour」의 삽화에도 나타나니 참고.

*게루빔 : 구약성경과 요한 계시록에 등장하는 천상의 존재인 지천사(智天使)를 가리킨다. 신의 보좌를 지키거나 신의 영광을 상징하는 날개 달린 수호천사이다.

*풀치넬라 :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18세기까지 서유럽에서 유행했던 극양식인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등장인물로, 매부리코에 꼽추인 어릿광대이다. 여기서는 꼭두각시 인형, 즉 앞서 나온 허수아비에 대한 비유의 이미지로 사용되었다.

*피루엣 : 발레에서 한 발을 축으로 팽이처럼 도는 춤 동작.

*북서풍 : 지중해 바람의 일종으로 '미스트랄'이라고 하며, 프랑스에서는 남부 론 강을 따라 지중해로 불어 내려가는 강한 바람을 칭한다.

*북풍 : 지중해 바람의 일종으로 '트라몬타나'라고 하며, 프랑스에서는 피레네 산맥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칭한다.

*동남풍 : 지중해 바람의 일종으로 '시로코'라고 하며, 사하라 사막에서 지중해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을 칭한다.

*기구 : 수소 등의 기체를 채운 기구를 땅에 묶은 채로 하늘에 띄운 (계류형) 기구를 뜻한다. 장식이나 공공 모형으로 사용되거나, 전쟁의 맥락에서는 상대 전투기의 사격을 방해하는 '방공기구'로도 사용된다. '발 묶이지 않았거나 이제 발 묶이지 않게 된'은, 따라서 각각 땅에 줄로 매여 있지 않은 기구와 바람에 의해 줄에서 풀려나가게 된 기구의 이미지를 나타낸다.

*아파치 : 아파치족은 북아메리카 남서부와 멕시코 북부에 거주하던 아메리카 원주민 집단을 뜻한다. 이들이 마차 습격 등 강탈을 행했던 것에서 비롯되어,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파리의 몽마르트르 뒷골목을 거점으로 강도짓을 하던 이들 역시 아파치라는 통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즉 아파치(apache)라는 단어는 프랑스어에서 악당 혹은 불한당이라는 의미로 통한다. 이 단어는 르콩트의 「총아들Les Charitiots」에서도 사용되니 참고.

*대상몰이꾼 : 사막에 떼 지어 다니는 상인 집단, 즉 카라반에서 낙타와 말을 모는 일을 담당하는 몰이꾼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대상과 카라반의 이미지는 르콩트의 「공중 지하실Cave en plein ciel」에서도 사용되니 참고.

*폭풍우를 부르는 바다제비 : '유럽바다제비'를 칭한다. 옛 선원들에게는 폭풍우를 부르는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다. 막심 고리키의 「바다제비의 노래」를 참고.

*볼로방 : 프랑스 요리의 한 종류로, 속이 빈 둥근 페이스트리에 고기나 버섯 등을 넣어 소스를 곁들인 음식을 말한다. 볼로방(vol-au-vent)이라는 이름은 '바람에 흩날리다'라는 의미로, 날아갈 듯 가벼워 보이는 페이스트리의 질감에서 유래되었다. 이 문장에서는 사슴벌레(cerf-volant), 유목민(camp-volant)의 '볼렁'이라는 발음과 함께 급격하고 빠른 운율을 이루고 있다.

*바람장미 : 나침반에서 방위를 표시해주는 꽃 모양의 지침면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대문자로 쓰이지 않았으니) 단순히 여관의 이름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앞서 '미스트랄'이나 '트라몬타나' 등이 언급된 것으로 보았을 때) 개개의 바람을 넘어서 나침반의 바람장미처럼 전방위의 바람이라는 개념을 모두 품거나 내려다보는 초월적인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정신없이 썩여주마 : 원문에서는 'fouetterai'로 채찍질하다, 후려치다 등을 의미한다.

 

프랑스를 기준으로 한 지중해의 바람장미(Rose des vents) https://fr.wikipedia.org/wiki/Modèle:Rose_des_v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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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AI PAS PEUR DU VENT

 

Toi qui hurles sans gueule

Mords sans dents

Fascines sans yeux

Face creuse

Toi qui fais bondir la pantomime des ombres et des lumières

Coupes sans faux

Arraches claques et bats

Sans bras sans mains sans fouets sans fléau

Fléau toi-même vent levant du Levant

Toi qui mets le tonnerre au cœur de la forêt

Et fais courir les géants de sable au désert

Père des vagues des cyclones des tornades

Déformant d'hystérie la face de la mer

Jusqu'à la trombe

Coït de l'eau salée et du ciel sucré

Char ailé de la dame blanche reine des tempêtes de neige

Toi qui bossues les dunes

Et les dos des chameaux

Toi qui ébouriffes la crinière des lions

Qui fais gémir les loups

Et chanter les roseaux les bambous

Les sistres et les harpes

Toi qui fais tomber les pots de fleur sur les sommets descitoyens pour leur ouvrir la tête siège de la compréhension

Et descendre les avalanches dans les vallées pour les emplir

Toi qui berces les ailes étalées du sommeil de l'oiseau sans pattes

Qui naît en l'air

Et va se suicider aux cimes coupantes du ciel

Toi qui trousses les cottes

Et dévastes les côtes

Les côtes en falaises et les côtes en os

Toi qui horripiles les peaux

Secoues les oripeaux les drapeaux les persiennes

Les plis des manteaux des voyageurs égarés les arbres

Les fantômes et les allumettes perdus dans l'immensité

Toi qui ondules les ondes et les chevelures

Fais cligner les yeux et les flammes

Claquer les oriflammes

Grand voyou chérubin démesuré

Clown des tourbillons

Sculpteur de nuages

Roi des métamorphoses

Toi qui fais vivre éperdument les choses qui sans toi

Seraient vouées à l'inertie la plus plate

Immense père des spectres et des frissons

Toi qui animes la gesticulation des rideaux mystère

Dans les châteaux hantés

En gueulant partout

Dans les couloirs les cheminées et les fosses d'aisance

Toi qui fais voyager la pluie et le beau temps

Quand ils s'ennuient

Et t'amuses à faire peur aux petits oiseaux

En agitant les épouvantails à moineaux

Polichinelles sans fils

A moins que tu n'introduises dans ces simulacres en haillons

Les âmes trémoussantes des morts de mort

Violente et criminelle

Toi qui fais tourner le lait des nourrices les aiguilles des montres les tornades et les moulins à vent

Toi qui effrayes les enfants emmerdes les parents

Fais la joie des pirates et des voiles

Des pirouettes des feuilles

Et des girouettes que tu prends pour des girouettes

Toi par qui tremblent les trembles

Et trébuchent les vieillards pitoyables

Sanc cœur Affreux Dégingandé Vicieux

Alizé mistral tramontane simoun de malheur vilain sirocco

Toi qui retournes comme des omelettes les jolis bateaux

Et les avions comme des pétales de rose

Toi qui joues aux ballons avec ceux d'entre eux

Qui ne sont pas captifs ou qui ne le sont plus

Toi qui tortilles la raideur des tuyaux de poêle

Assassin des cheminées voleur de chapeaux 

Apache Jeteur de poivre aux yeux

Père du hâle qui aime les peaux Face de rat

Toi qui étires les formes

formes les visions

Et fais aux parois de l'univers des déchirures et des dentelles frémissantes

Toi qui portes le son comme un nourrisson

Toi qui fais courir la lune sans arriver à faire trembler l'arc-en-ciel

Vent du large

Toi dont le souffle égal et la rumeur chantante

Bercent endorment tes adorateurs maritimes

Le jour

Toi qui renverses à minuit sur les hommes

La grande urne de l'insomnie la sueur des cauchemars et l'éboulement écraseur de l'angoisse

Tant tu pleures et gémis

Vent noir des nuits dans ta solitude affreuse Ecorché

Toi qui sèches les larmes

Toi qui sèches le linge

Terreur des bouts de papier des concierges des navigateurs timorés des insectes des caravaniers des armateur des armatures de parapluie des ornements de la toilette féminine de certaines grosses bêtes et des personnes sensibles et nerveuses

Toi qui réjouis les pilleurs d'épaves et le pétrel des tempêtes les cheveux lyriques les gouttes d'eau et les poussières qui dansent le pollen amoureux le frisson des moissons le cerf-volant le camp-volant le vol-au-vent

Et les gens peu recommandables

Je n'ai pas peur de toi

Je te dis Vent bonjour

Je te dis Bonjour Vent

Emporte mon bonjour

Au pays du Levant

Et maintenant

Vent rageant cinglant

Fous le camp

En agitant tes grands bras mous méchants

Et en courant sur tes grandes jambes pâles munies de pieds invisibles mais gigantesques

Adieu vent

J'oubliais rendez-vous au zénith à l'auberge de la rose des vents

Et sans rancune

 

 

Mais

Si jamais

Contre l'os interdit de mon front

Tu déchaînes ta rage à la voix de tonnerre

Ta colère aux gestes d'orage

Ta vengeance ouragan

Alors ô père vent

Jusqu'à tarir ton divin sang

Plus ancien que les eaux de l'abîme océan

Jusqu'à tarir ton souffle aïeul des dieux vivants

Et fossoyeur de leurs cadavres

Jusqu'à l'effacement

De l'antique regard absent

Qui fit naître la nuit au fond de tes yeux caves

Jusqu'au silence jusqu'au blanc

Je te fouetterai vent esclave

 

Je te fouetterai vent


바람의 점화*

 

듣기로 몇몇

시공간 전엔

 

오직 바람만이 살아

공허 속을 돌았으되

 

심정보다도

앞선 공동(空洞)과

 

회오리가 내는

숨결의 치찰음

 

거기서부터 태초의 불이

황금점이 탄생했다 하네

 

-

*바람의 점화 : 공허와 무(無) 속 유일한 존재인 바람이 회오리치며 마치 부싯돌을 켜듯 최초의 불, 황금의 점이 착화되는 원시적 상황을 묘사하고 있으므로 단순히 원문 그대로 '바람의 불'이라 옮기는 것보다 '바람의 점화'라고 옮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 일본어에서 부싯돌은 히우치이시火打ち石, 즉 '불 켜는 돌'이라 하는데, 돌을 바람으로 바꿔 히우치가제火打ち風(불 켜는 바람)라 옮기면 더욱 와닿는 역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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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FEU DU VENT

 

Il est dit qu'avant

Les temps et les lieux

 

Seul le vent vivant

Tournait dans le vide

 

Le souffle du creux

Antérieur au cœur

 

Et du frottement

De son tourbillon

 

Naquit le point d'or

Du feu primitif


바람 거센 날은 언제 도래하는가

 

하늘 끝자락에서는 바람도 운신(運身)이 쉽지 않다

스스로 멎지 않았음을

스스로 무궁무진함을

사색하며 매 순간 몸집을 키워나가는 바람 앞에서 하늘의 

불을 뿜던 끝자락이

소스라친다 겁(怯)이다

 

아아 그림자로 핀 장미요 아아 밤이로구나 껌껌한

대리석인 네 심장*은 숨넘어갈 듯 마구잡이로 펄떡이니

정맥을 타고 나무가 천둥치고

동맥을 타고 산호의 망령이 비쳐오고

 

네 심장은 느낀다 내부 한가운데 숨겨진

미지의 진주에 누군가가

스쳐가는 감촉을

 

그리하여 거센 바람으로 층층마다 뒤섞이는

공간

 

그림자의 곶이 걸쳐진 밤들의 경계에서 유성이 빠져나오고

무지개 오가는 황혼의 수정(水晶) 위로

오는 것 가는 것 모두 날개 달린 도끼로서

검은 조각에 취한 공간의 목을 베는

혼돈이다 얼굴과 가면 모두 집어삼키는

 

이야말로 침묵이 부르짖는 순간이요 섬광이니

대지의 전율이 조수를 집어삼키고

환각의 바람 아래

대지로 퍼져나가는 죽음의 전율

 

넓어지는 고지대의 해변에서

불의 에테르*로 이루어진 동굴에서

부글부글 끓는 천상의 바위에서

변모의 귀재인 거센 바람이

형체를 다듬는다

다채로운 괴물 무지개의 히드라

바다와 하늘의 별

공기로 빚어졌으나 아무런 막도 없이 공기와 분리된 별

변화가 무쌍한 사상들

 

거센 바람이 스며들 때

아름답게 창조된 괴물의 기적적인 모습을 비추는

빛은 무슨 색을 띨지

하계의 왕인

태양이 떠돌아다니는 아랫공간에서 거센 바람이

지피게 될 쇠퇴와 화재가 얼마나 두렵고 끔찍한 것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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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D VIENDRA LE JOUR DU GRAND VENT

 

Le vent remue à peine à la pointe du cielEt grandissant en soiSe pensant plus vivantEt plus vaste et mouvant de l'instant en l'instantLe vent effrayeLa pointe de feu du ciel Peur

 

Ton cœur de marbre noir ô rose d'ombre ô nuitNourrit par sursauts étouffants trop brusquésL'arbre tonnant de tes veinesLe spectre de corail de tes artères

 

Ton cœur sentant qu'on frôle en luiAu centre cachéeLa perle inconnue

 

Et voici le grand vent qui mêle les étagesDe l'espace 

 

Cap d'ombre au seuil des nuits d'où sortir météoreVa-et-vient d'arc-en-ciel sur le cristal du soirCe qui va ce qui vient c'est la hache des ailesDécapitant l'espace ivre de lambeaux noirsChaos engloutissant les faces et les masques

 

C'est le moment du silence qui hurle ÉclairUn frisson de la terre engloutit les maréesSous le vent des fantômesLa terre est parcourue du frisson de la mort

 

Aux plages hautes de l'étendueDans les antres d'éther du feuAu roc bouillant célesteLe grand vent des métamorphosesTravaille les formesMonstres multicolores hydres d'arc-en-cielÉtoiles de mer et de cielÉtoiles d'air séparées de l'air par nulle membraneChangeantes et multiformes idées

 

Quand le grand vent pénétreraNul ne sait la couleur que prendra la lumièreSur l'aspect de prodige des beaux monstres créésQuelle éclipse de peur quels incendies d'effroiLe grand vent allumeraAux espaces inférieurs où rôde le soleilRoi des bas-mondes.

후풍

전풍

 

/부터 항시나는 모른 적이 없다네/온 생애가 지나간 후의 미래에 관한 기억까지온 운동이  생겨나기 전의 태고에 관한 예측까지도심지어 최초의 운동인바람이 존재하기 일지라도대관절 어떤 대죄(大罪)이길래판사인 나 스스로도 모르는 죄목이길래현존이라는 무기형을 언도받는가영원/부터 항시나는 모른 적이 없다네/달과

별들보다도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을 떠올리기를 예측하기를

 

 

달과별들보다도 멀리서 찾아오는 바람의 기억을 예측하는 방법을온갖 가느다란 공간에 관한 인간의 환상보다도 멀리서 미끄러져 오는다수의 괴수의 바람하늘의 지하실에서 짖고천공의 상부의 벽에 걸린 검은 비단의 끄트러기를 갈라놓는괴수와 발톱의 바람어떤 충실한 공간보다도 멀리서 오는 바람화강암의 단 하나의 알갱이의 화강암알갱이 없는 화강암충실한 화강암대리석에 망사천 직물이 침투하여벌집 모양의 별들에 레이스 형태의 천공이 침투한다영원의 한계보다도 멀리서 찾아오는 바람퍼석퍼석한 내 귓바퀴를결코 넘어가지 않았던 바람나의 두개골의 내부까지 결코 들어오지 않고나의 관자놀이의 동굴에 결코 반향을 일으키지 않는 바람온갖 것이 파도치는 넓어짐을 흔드는 바람하지만 나를 허무를세계 속의 부재의 구멍을수정의 상처를 에메랄드의 침을깔때기를 구멍을 흔들 수가 없는 바람

 

공간 속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나의 몸을 머금은 공간나의 몸은 내가 자기자신을 놓치는 유일의 장온갖 운동 이전의 바람인 내가내가 아닌 유일의 장인생이 몽땅 지나간 후에 살고 있는 바람인간의 무한을 본뜨는 눈의 형태보다도 멀리서 오는 바람고통의 한계 유일불투명인 피부파열하지 않는 북의 밤바람의 화산이여 나의 두개골을 파열시켜주어라나를 장갑처럼 뒤집어주라나를 질에서 꺼내주어라 나를 나체로 세계의 뒷면에서의 그림의 지하적인 사랑에서 생가죽을 벗기듯이 잡아 떼어 던져 버려주어라

 

나의 볼살을 잡아 뗴어주라내가 차차 스스로의 죽음의 웃음을 볼 수 있도록